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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인수봉 암벽등반 후기 - 하늘과 맞닿은 수직의 세계

by fund 2025.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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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인수봉 암벽등반 후기 -하늘과 맞닿은 수직의 세계  

서울 도심에서 불과 30분 거리에 위치한 북한산 인수봉은 국내 암벽등반의 성지로 불립니다. 수많은 클라이머들의 도전 의지를 자극하는 이곳에서의 등반 경험과 그 과정에서 느낀 감동을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땀과 노력, 그리고 극복의 순간들로 가득했던 인수봉 암벽등반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 북한산 인수봉 기본 정보

  • 위치: 서울특별시 성북구/강북구와 경기도 고양시의 경계
  • 높이: 810.5m (정상부)
  • 난이도: 초급~상급 다양한 루트 보유
  • 대중교통: 지하철 3호선 

1. 인수봉 암벽등반을 결심하다

평소 실내 클라이밍만 즐기던 저에게 북한산 인수봉은 항상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마침내 3년의 실내 훈련 끝에 인수봉 암벽등반에 도전하기로 결심했고, 경험 많은 선배 클라이머와 함께 일반 A코스(난이도 5.11)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인수봉은 초보자부터 전문 클라이머까지 다양한 난이도의 루트를 제공하는데, 저희가 선택한 일반 A코스는 초보-중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연 암벽의 특성상 실내 클라이밍과는 전혀 다른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죠.

2. 출발 전 철저한 준비

인수봉 등반을 위해 준비한 장비는 다음과 같습니다:

  • 헬멧 (안전을 위해 필수)
  • 클라이밍 슈즈
  • 하네스
  • 초크백과 초크
  • 카라비너 세트
  • 확보 장비
  • 60m 다이나믹 로프
  • 등산복과 장갑
  • 충분한 물과 에너지바

장비 점검 후에는 기상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암벽등반은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비 소식이 없는 맑은 날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행히 우리가 선택한 날은 초가을의 쾌청한 하늘이 펼쳐진 완벽한 등반일이었습니다.

3. 인수봉으로 향하는 접근로

구파발역에서 북한산국립공원 우이 방면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내고(성인 1인 3,000원) 대서문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대서문에서 인수봉 방향으로 약 40분 가량 걸었는데, 이 접근로 자체도 충분히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였습니다.

울창한 숲길을 지나 인수봉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자 웅장한 인수봉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바위 표면이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은 경외감마저 들게 했죠. 베이스캠프에는 이미 여러 클라이머들이 장비를 점검하고 있었습니다.

4. 첫 피치(구간) 도전의 긴장감

파트너와 역할을 분담하고 안전 체크를 마친 후, 제가 선등으로 첫 피치에 도전했습니다. 인공 홀드가 없는 자연 암벽은 실내 클라이밍과는 완전히 다른 감각을 요구했습니다. 바위의 홈과 균열을 최대한 활용해야 했고, 모든 움직임이 신중해야 했습니다.

첫 피치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의 슬랩(slab) 구간이었지만, 자연 암벽 특유의 미끄러움과 높이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감이 도전 난이도를 높였습니다. 확보물을 설치하며 차근차근 올라가는 과정에서 땀이 흘러내렸지만, 첫 확보지점에 무사히 도착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5. 수직 벽면과의 사투

두 번째 피치부터는 경사가 급격히 증가하여 거의 수직에 가까운 벽면이 시작되었습니다. 손가락 끝으로 작은 홀드를 잡고, 발끝으로 미세한 홈을 디디며 조금씩 고도를 높여갔습니다. 한 번은 적당한 홀드를 찾지 못해 5분 이상 같은 자리에서 해결책을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 피치에서는 크랙(crack) 구간이 나왔는데, 손과 발을 균열에 끼워 넣는 잼밍(jamming) 기술이 필요했습니다. 실내에서 연습했던 기술이 실제 암벽에서 완벽히 적용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끈기 있게 도전한 끝에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6. 정상에서 맞이한 장관

약 4시간의 사투 끝에 마침내 인수봉 정상에 도달했습니다. 발아래로 펼쳐진 서울의 파노라마 전경은 그동안의 모든 어려움을 잊게 할 만큼 압도적이었습니다. 북한산 주요 봉우리들과 멀리 남산, 그리고 한강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말 그대로 하늘과 맞닿은 수직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었습니다.

정상에서 만난 다른 클라이머들과 등반 경험을 나누고 서로를 축하하는 시간도 특별했습니다. 인수봉을 오르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클라이머들 간의 유대감은 이곳이 단순한 등반 장소가 아닌 하나의 문화 공간임을 느끼게 했습니다.

7. 하강과 안전한 귀환

정상에서의 감동을 충분히 만끽한 후, 하강을 시작했습니다. 하강 시에는 더블 로프 랩펠(rappel)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안전에 특히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하강 중에는 바위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 또 다른 시각으로 인수봉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강을 마치고 베이스캠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피로와 성취감이 뒤섞인 묘한 감정 속에서 장비를 정리하고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8. 인수봉 등반을 위한 팁

초보 클라이머들을 위한 조언:

  1. 충분한 실내 클라이밍 경험(최소 1년 이상)을 쌓은 후 도전하세요.
  2. 경험 많은 클라이머와 함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일기 예보를 필히 확인하고, 비나 강풍이 예상되면 일정을 변경하세요.
  4. 안전장비(특히 헬멧)는 절대 타협하지 마세요.
  5. 충분한 물과 간식을 준비하고, 체력 안배에 신경 쓰세요.
  6. 무리한 도전보다는 자신의 실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세요.

9. 인수봉 등반이 남긴 것

인수봉 암벽등반은 단순한 스포츠 활동을 넘어 자신과의 싸움이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오는 두려움, 체력적 한계, 그리고 기술적 난관을 하나씩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제 내면의 강인함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인수봉 등반은 자연과의 교감이기도 했습니다. 거친 바위 표면의 질감, 바람의 세기, 태양의 온도를 온몸으로 느끼며 도시 생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원초적인 자연과의 연결을 경험했습니다.

인수봉을 오르고 내려온 지금, 일상에서 마주하는 어려움들이 전보다 작게 느껴집니다. 수직 벽면에 매달려 한계를 극복했던 경험이 일상의 도전에도 큰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것 같습니다.

10. 결론 - 도전을 망설이는 당신에게

북한산 인수봉 암벽등반은 제 인생에서 가장 도전적이고도 보람찬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충분한 준비와 안전 의식만 갖춘다면, 클라이밍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도전입니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이렇게 웅장한 자연과 대면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입니다. 클라이밍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고,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인수봉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여러분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북한산 인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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